妹弟(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이어… 여동생(김경희)에 '대장' 칭호
[김경희·장성택 '夫婦 파워']
2008년 김정일 쓰러졌을때 비상정국 수습했던 장성택… 군부內 인맥도 두터워
"김정일 일찍 사망한다면 이 부부가 과도적으로 권력 행사할 가능성 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8일 후계자 김정은에게 ‘대장’ 계급장을 달아주면서 유일한 동복(同腹) 혈육인 여동생 김경희(64)에게도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 이에 앞서 김정일은 지난 6월 김경희 남편인 장성택(64) 당 행정부장을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현재 김정일의 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옥도 올해 두 차례의 김정일 방중(訪中)을 모두 수행하며 권력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김정일 패밀리, 김정은 보호막으로
안보부서 당국자는 "김정일이 어린 후계자 김정은(27)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신의 '패밀리'를 보호막으로 세운 것 같다"며 "과도기적으로 김경희·장성택 부부가 권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경희·장성택 부부는 작년 12월 이후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자주 수행하고 있는데 "김정일이 말년(末年)에 믿을 건 가족뿐이란 생각을 하는 것 같다"(통일부 관계자)는 분석이다.
반면 장성택의 최대 라이벌이던 리제강(80)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장성택이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승진하기 며칠 전 '의문스런' 교통사고로 급사(急死)했다. 리제강과 한편에 섰던 리용철(82)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지난 4월 심장마비로 숨졌다.
유동렬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장성택은 그의 큰형 장성우(2009년 사망) 차수와 둘째형 장성길(2006년 사망) 중장이 쌓아둔 군부 내 인맥이 두텁기 때문에 군부에도 상당한 지지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일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김경희·장성택·김옥 등 북한의 '로열패밀리'들이 김정일 병상을 지키며 사실상 대리 통치를 했다는 첩보가 있다"고 했다.
◆김경희, 첫 여성 대장으로 완전 재기
김경희는 지난 2003년 9월 최고인민회의(국회) 제11기 대의원 기념 촬영을 끝으로 종적을 감췄다. 이후 김경희는 남편 장성택과의 불화, 친딸 장금송의 자살(2006년) 등이 겹치면서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김경희는 2009년 6월 김정일의 함남 함주군 협동농장 시찰 때 동행, 6년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등장했다. 곧이어 '당 부장' 직책으로 불리며 정치 무대에 공식 복귀했다. 이번엔 북한의 첫 '여성 대장'이 됐다.
북한 소식통은 "김경희 재기는 김일성 가문을 의미하는 '백두산 혈통'이 후계자 김정은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라고 했다. 김정일과 김경희는 각각 일곱살과 세살 때인 1949년 어머니 김정숙이 출산 중 사망한 이후 서로를 의지하며 계모 김성애 등의 후계 도전에 맞섰던 사이다.
일본의 대북 소식통은 "김경희는 파티에서 술에 취하면 장난으로 오빠(김정일)에게 뽀뽀를 할 만큼 남매가 친하다"고 전했다.
◆장성택, '수양대군' 가능성 있어
장성택은 2008년 김정일이 쓰러졌을 때 비상 정국을 수습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2007년 말 공안·사법기관을 총괄하는 당 행정부장에 올랐으며 현재 북한 당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평양시 현대화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평양시를 새로 단장하는 이 사업은 향후 김정은 업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정일도 후계자 시절 평양의 인민대학습당·인민문화궁전·빙상관 등을 직접 설계·완성해 김일성 주석에게 기쁨을 줬다고 북한은 선전했다.
장성택은 2004년 측근의 호화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일시 숙청됐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요즘은 신중한 처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일찍 사망한다면 장성택이 수양대군이 될 수도 있을 것"(정부 당국자)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직 20대 후반인 김정은이 김정일 사후(死後) 권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지지 세력이 있는 장성택에게 힘이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정일 곁을 늘 지키고 있는 김옥도 주목 대상이다.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인사는 "김옥이 간부들에게 호통을 치거나 직접 지시를 내릴 만큼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전했다. 김옥은 작년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과 면담했을 때도 배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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