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가 본격화되면서 차를 사거나 바꾸기 위해 중고차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열에 아홉은 사고 난 차를 속아 사지 않을까 걱정한다. 자동차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의 걱정은 더하다.
게다가 차 전문가들도 속아 넘어갈 정도로 겉으론 멀쩡한 사고차도 많아 소비자들의 걱정은 늘어만 간다. 하지만 중고차시장에 나온 상당수 차는 몇 가지 감별법만으로도 사고 유무를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보닛 사고
승용차 앞부분은 엔진룸 등이 있는 중요 부위로 차를 살 때 눈여겨봐야 하는 곳이다. 보닛이 교환됐다면 사고차일 가능성이 크다. 보닛을 열고 옆선을 보면 안쪽으로 철판이 꺾이는 부분이 보인다.
끝나는 부분에 실리콘 처리가 돼 있고 손톱으로 찍었을 때 손톱자국이 곧 사라지면 교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교환 사실을 숨겨 차 값을 높이기 위해 `무빵 작업`이라 불리는 실리콘 처리작업을 따로 하는 악덕 업자도 있다.
이런 차의 실리콘은 자연광에 비춰보면 차체와 실리콘의 색이 다르고 손톱으로 누르면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무르다.
◆지지 패널 수리
보닛이 교환됐다면 차의 패널(라디에이터를 받치고 있는 가로로 된 쇠 빔)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패널 수리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사고로 차체에 가해진 충격이 위험 수준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보닛을 열면 헤드라이트가 양옆으로 꺾어지는 부분에 두 개의 쇠 빔이 90도 각도로 마주보고 있다.
두 개의 쇠 빔을 연결할 때 실리콘을 쏜 후 볼트 연결을 한다. 실리콘에 이상이 없는지, 볼트를 풀었던 흔적이 없는지를 점검한다.
◆ 펜더 교체
바퀴를 감싸고 있는 부분이 펜더다. 앞 펜더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선 앞문과 보닛을 열어야 한다. 보닛 안쪽에 지지 패널을 직각으로 해서 차체와 같은 방향에 펜더를 연결시켜 주는 볼트가 있다.
볼트가 페인트에 묻어 있으면 정상이고, 따로따로면 교환된 것이다. 또 앞문을 열면 펜더를 잡아주는 볼트가 있다. 이 볼트도 페인트로 덮여 있으면 정상이다.
◆ 도어 교환
도어 교체 여부도 실리콘으로 알 수 있다. 다른 도어의 실리콘과 같은 색깔, 비슷한 모양인지 확인한다.
공장에서 출고된 도어로 바꿨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차체와 연결된 볼트도 살펴봐야 한다. 문을 활짝 열고 차체와 연결하는 고리를 봤을 때 사람 손으로 닿을 수 없는 부분까지 물청소한 것처럼 깨끗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 사고 나지 않은 차의 문 연결 고리를 물청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트렁크 교체
차의 앞부분에는 많은 신경을 쓰지만 트렁크 안쪽까지 살펴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주유구가 있는 뒤 펜더나 트렁크 부분에 사고가 났던 차는 차체의 균형을 깨뜨려 잡음과 잔고장의 원인이 된다.
트렁크를 열면 고무 패킹이 보인다. 그 안쪽을 벗겨보면 철판 모서리가 날카롭게 날이 서 있는데 매끄럽다면 트렁크 부위에 사고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판금ㆍ도색
차체를 도색했다면 페인트 방울이 조금은 튀기 마련이다. 펜더의 경우 바퀴를 덮고 있는 부위에 페인트 방울이 묻기 쉽다.
도어는 유리 근처에 있는 고무 패킹에 칠 자국이 남는다. 판금 작업을 거친 차는 태양을 마주하고 차 표면을 45도 각도로 봤을 때 빗살 자국이 보인다. 기계로 판금한 경우엔 원 모양의 자국이 남는다.
◆계기판 조작
기계식 계기판을 조작하면 숫자 배열이 일치하지 않고 서로 어긋나기 쉽다. 계기판과 차체를 연결하는 볼트에 빛을 비추면 흠집이 있기도 하다. 주행거리를 속이기 위해선 반드시 볼트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식 계기판은 기계식과 달리 계기판을 떼어 수치를 수정할 수 없다. 대신 정상 주행거리보다 짧은 중고 계기판으로 교환하는 수법이 자주 사용된다.
따라서 연식에 비해 지나치게 주행거리가 짧은 건 아닌지 살펴본다. 1년에 1만5000~2만㎞ 정도를 정상 주행거리로 보면 된다.
◆사고 이력 확인
매매업체에서 거래할 때 받는 성능 및 상태 점검기록부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주로 사람이 눈이나 간단한 장비로 점검하기 때문에 고의든 실수든 잘못 점검되기도 한다.
따라서 보조적인 점검수단을 찾아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사고이력정보(카히스토리)를 통해 보험으로 차를 수리했는지를 알아본다. 비용은 5000원 정도 든다.
차를 판매하려는 딜러에게 사고이력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면 무료로 알 수 있다. 이달부터는 딜러의 휴대폰으로도 사고이력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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